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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아(琴兒) 피천득(皮千得) 선생의 '인연(因緣)'은
국어 교과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필 중 하나다.


그 수필에 등장하는 일본 여학생 '아사코'..프로그램을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02년 8월, KBS가 그 아사코를 찾아서 학생
시절의 사진을 공개했다고 한다.


1920년 생으로 확인된 아사꼬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화 도중 이 사실을 알게 된 선생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너무나 반갑지만 세 번의 인연으로
족하다. 굳이 만나기보다는 그저 아사꼬가 잘 살고 있길 바랄 뿐.."
이라고 담담히 말했다한다.

'인연'은 아름답고 안타깝고 지나칠 만큼 깔끔한 글이다.
첫 번째 헤어질 때 아사꼬는 선생의 목을 안고 뺨에 입을
맞췄고, 두 번째는 가벼운 악수를 했고, 세 번째는 악수도
없이 절만 몇 번씩 한다. 그렇게 서로의 몸이 닿는 면적이
자꾸 줄어드는 만큼 서로에 대한 친밀감도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느껴진다.

처음 만났을 때 아사꼬는 스위트피이같이 어리고 귀여웠고
두 번째는 목련꽃같이 청순하고 세련됐고 세 번째는 시들어가는
백합같이 초라해져 있었다. 우연일까..세 번 모두 아사꼬는 꽃의
이미지로 묘사되고 있다.

어릴 적 아사꼬는 학교에서 하얀 운동화를 보여주었고
여대생 아사꼬는 학교에서 연두색 우산을 가지고 나온다.
선생은 '쉘브르의 우산'이란 영화를 봐도 아사꼬를 연상하고
버지니아 울프의 '세월'이란 소설서도 아사꼬를 연상한다.
그런 까닭에 '인연'은 아름답고 안타깝고 지나칠 만큼 깔끔하게
절제된 담백한 글이란 것이다.

문득 '인연'이라는 글의 全文을 올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 까닭은 아마도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라는 '인연'에서 너무나 유명한 저
구절 때문이 아닌가..싶다. 아니 만나고 살아간다 한들, 아무렴
어떠하리..^^;

  

지난 사월 춘천에 가려고 하다가 못 가고 말았다.
나는 성심여자대학에 가보고 싶었다. 그 학교에 어느
가을 학기, 매주 한 번씩 출강한 일이 있다. 힘드는 출강을
한 학기 하게 된 것은  주 수녀님과 김 수녀님이 내 집에
오신 것에 대한 예의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사연이 있었다.

수십 년 전 내가 열 일곱 되던 봄, 나는 처음 동경(東京)에
간 일이 있다. 어떤 분의 소개로 사회 교육가 미우라(三浦)
선생 댁에 유숙을 하게 되었다. 시바꾸 시로가네(芝區白金)에
있는 그 집에는 주인 내외와 어린 딸, 세 식구가 살고 있었다.
하녀도 서생도 없었다.

눈이 예쁘고 웃는 얼굴을 하는 아사코(朝子)는 처음부터
나를 오빠같이 따랐다. 아침에 낳았다고 아사코(朝子)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고 하였다. 그 집 뜰에는,  큰 나무들이
있었고 일년초 꽃도 많았다.

내가 간 이튿날 아침, 아사코는 '스위트피이'를 따다가
꽃병에 담아 내가 쓰게 된 책상 위에 놓아주었다. '스위트
피이'는 아사코 같이 어리고 귀여운 꽃이라고 생각하였다.

성심(聖心) 여학원 소학교 일 학년인 아사코는 어느 토요일
오후 나와 같이 저희 학교까지 산보를 갔었다. 유치원부터
학부까지 있는 카톨릭교육기관으로 유명한 이 여학원은
시내에 있으면서 큰 목장까지 가지고 있었다. 아사코는
자기 신발장을 열고 교실에서 신는 하얀 운동화를 보여 주었다.

내가 동경을 떠나던 날 아침, 아사코는 내 목을 안고 내 뺨에
입을 맞추고, 제가 쓰던 작은 손수건과 제가 끼던 작은 반지를
이별의 선물로 주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선생 부인은 웃으면서
"한 십 년 지나면 좋은 상대가 될 거예요" 하였다. 나는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아사코에게 안델센의 동화책을
주었다.

그 후 십 년이 지나고 삼 사 년이 더 지났다.
그 동안 나는 국민학교 일 학년 같은 예쁜 여자아이를 보면
아사코 생각을 하였다. 내가 두 번째 동경에 갔던 것도 사월이었다.
동경역 가까운데 여관을 정하고 즉시 미우라 선생 댁을 찾아갔다.
아사코는 어느덧 청순하고 세련되어 보이는 영양(令孃)이 되어
있었다.

그 집 마당에 피어 있는 목련꽃과 같이. 그때 그는 성심여학교
영문과 삼 학년이었다. 나는 좀 서먹서먹했으나, 아사코는 나와의
재회를 기뻐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 어머니가 가끔 내 말을 해서
나의 존재를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그 날도 토요일이었다. 저녁 먹기 전에 같이 산책을 나갔다.
그리고 계획하지 않은 발걸음은 성심여학원 쪽으로 옮겨졌다.
캠퍼스를 두루 거닐다가 돌아올 무렵, 나는 아사코 신발장은
어디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는 무슨 말인가 하고 나를 쳐다보다가, 교실에는 구두를
벗지 않고 그냥 들어간다고 하였다.그리고는 갑자기 뛰어가서
그 날 잊어버리고 교실에 두고 온 우산을 가지고 왔다.

지금도 나는 여자 우산을 볼 때면 연두색이 고왔던 그 우산을
연상한다. '쉘부르의 우산'이라는 영화를 내가 그렇게 좋아한
것도 아사꼬의 우산때문인가 한다.

아사꼬와 나는 밤늦게까지 문학이야기를 가벼운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새로 출판된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세월'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것 같다.

그 후 또 십여 년이 지났다. 그 동안 제2차 세계 대전이 있었고
우리 나라가 해방이 되고 또 한국 전쟁이 있었다. 나는 어쩌다
아사코 생각을 하곤 했다. 결혼은 하였을 것이요 전쟁통에 어찌
되지나 않았나 남편이 전사하지나 않았나 하고 별별 생각을 다
하였다.

1954년 처음 미국 가던 길에 나는 동경에 들러 미우라 선생
댁을 찾아갔다. 뜻밖에 그 동네가 고스란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미우라 선생네는 아직도 그 집에 살고 있었다.
선생 내외분은 흥분된 얼굴로 나를 맞이하였다. 그리고
아사코는 전쟁이 끝난 후 맥아더 사령부에서 번역 일을
하고 있다가, 거기서 만난 일본인 2세(二世)와 결혼을 하고
따로 나서 산다는 것이었다. 아사코가 전쟁 미망인이 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그러나 2세(二世)와 결혼하였다는 것은 마음에 걸렸다.
만나고 싶다고 그랬더니 어머니가 아사코의 집으로 안내해
주었다. 뾰족 지붕에 뾰족 창문들이 있는 작은 집이었다.
이 십여 년 전 내가 아사코에게 준 동화책 겉장에 있는 집도
이런 집이었다.

"아, 이쁜 집! 우리 이담에 이런 집에서 같이 살아요."
아사코의 어린목소리가 지금도 들린다.

십 년쯤 미리 전쟁이 나고 그만큼 일찍 한국이 독립되었더라면
아사코의 말대로 우리는 같은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뾰족 지붕에 뾰족 창문들이 있는 집이 아니라도..
이런 부질없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 집에 들어서자 마주친 것은 백합같이 시들어 가는
아사코의 얼굴이었다. '세월'이란 소설 이야기를 한 지
십 년이 더 지났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싱싱하여야 할
젊은 나이다. 남편은 내가 상상한 것과 같이 일본사람도
아니고, 미국사람도 아닌, 그리고 진주군(進駐軍) 장교라는
것을 뽐내는 것 같은 사나이였다. 아사코와 나는 절을
몇 번씩하고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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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질 무렵 그녀와 난 무거운 발걸음으로
지친 듯이 기대어서 말없이 걸었지
어두운 거리 불빛처럼 오가는 사람들 속에
오늘 따라 그녀 얼굴이 슬프게 보였지
그녀가 내게 화를 내도 포근히 감싸주고
해맑은 그녀 미소 보면 나의 슬픔 사라져

그대 어두운 기억은 지워버려
내 어떻게 하면 그대를 위로할 수 있나 내게 말해줘
그대 예전처럼 내게 다정하게 그 무슨 얘기든 해봐요
난 그대 모든 것 사랑할 거야 영원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창밖은 환히 밝아오고 또 다시 시작된 하루
오늘 밤에 그녀를 보면 난 무슨 얘기 해볼까
그녀가 내게 화를 내도 포근히 감싸주고
해맑은 그녀 미소 보면 나의 슬픔 사라져

그대 어두운 기억은 지워버려
내 어떻게 하면 그대를 위로할 수 있나 내게 말해줘
그대 예전처럼 내게 다정하게 그 무슨 얘기든 해봐요
난 그대 모든 것 사랑할 거야 영원히

sung by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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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 커피

잡다한 일상 2008. 7. 2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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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커피에 꼬냑이나 브랜디를 두어 방울 곁들인다.
포도주도 좋다.

② 커피에 콜라를 섞으면 카푸치노 같은 거품이 일고
아주 색다른 느낌이다. 사이다를 넣어도 맛이 괜찮다.

③ 커피에 설탕 대신 사탕을 녹여 천천히 마신다.
사탕종류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④ 구수한 맛을 원한다면 커피에 율무차를 섞는다.

⑤ 진한 블랙커피에 계피차를 한 스푼 넣어 마시면
기분이 한결 상쾌하다.

⑥ 우유와 흑설탕을 이용해 커피를 끓인다.
카페오레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⑦ 물 대신 커피액으로 홍차를 우려내면 홍차와
커피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⑧ 커피에 유자차를 크림 대신 넣으면 한국차와
이국차의 맛이 어우러져 새콤하면서 은은한 맛이 난다.

⑨ 물을 끓인 후 주전자에 커피가루를 넣고 그 위에
생강을 조금 넣는다. 3분 정도 기다렸다가 컵에 따라
마시면 아라비안식 커피가 된다.

⑩ 가끔은 커피에 레몬 주스를 조금 섞어 마신다.
분위기 내는 데는 그만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떤 커피를 마시고 싶으세요..??
제가 마시고 싶은 커피는 '당신'과 함께 마시는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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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럭비선수들 자선기금마련 누드 화보 *

  
 

   


  


  




  

  












음~ 울 팀 선수들도 이런 거 하자고 하면 난리나겠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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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男과 女

잡다한 일상 2008. 7. 23.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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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子)

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아침에 그녀는 꼭 커피를 마신다.

밀크가 아닌 블랙으로 두 잔
그녀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목욕을 한다.

그녀는 말하기 전에 항상 "응.."이라고 말한다.
지금 내 뒷자리에 앉아 잠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난 알고 있다.
그녀는 하기 싫은 일을 부탁 받을 때는 그냥 웃는다.

그리고 내색을 안 하는 그녀지만 기분이 좋으면,
팔을 툭툭 두 번 건드리며 이야기를 건넨다.

그녀의 집은 10시가 되기 전 모두 잠이 든다.
그래서 그녀와 밤늦게 통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녀는 바지보다는 치마를 좋아하며 연분홍을 좋아한다.
긴 머리는 아니지만 적당히 항상 머리를 기르고 다니며..

수요일까지는 밤색 머리띠를 주말까지는 흰색
머리핀을 하고 다닌다.

표준어를 잘 쓰지만 이름을 부를 때만은 사투리
억양이 섞인다.

그리고 반가운 사람의 이름을 두 번 부른다는 것도
난 알고 있다.

도서관 저 쪽 편에서 그녀가 지금 일기를 쓰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난..
그리고 난, 그녀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女子)

그는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그는 아침에 내가 뽑은 커피의 한 잔이 그의 것인지를
모른다.

내가 그와 수업을 같이 듣는 날마다 목욕을 한다는
것을 모른다.

그는 긍정적인 말을 해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내가 항상 그 말을 그를 위해 해 준다는 것을 모른다.

지금 그의 뒷자리에 앉아 창에 비친 그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을 그는 모른다.

그는 어려운 일을 말없이 해 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의 침묵이 긍정이란 의미를 모른다.

난 내가 기분이 좋을 때, 그와 손을 잡고 얼마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그는 모른다.

늦은 밤에도 그의 전화를 기다리며 불끈 방안의
어둠 안에서 얼마나 그를 그리워했는지 그는 모른다.

그는 치마를 좋아하고 연분홍을 좋아한다.
난 검은 바지를 좋아하지만..

몇 년 전 친구들과 돈을 모아 사준 밤색 머리띠를
그는 기억을 못하며

그가 인상 깊었다는 여인의 머리핀이 흰색이었다고
말한 것도 기억 못한다.

내가 그의 이름에만 억양을 넣는다는 것을 그는 모른다.
그리고 지금 내 일기장에 그의 이름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것도 모른다.

그리고 그는..
그리고 그는,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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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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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길을 가다가 운명처럼 누군가를 만나기를 바란다.
그쪽에서도 운명처럼 나를 만났으나 처음에는 우연으로
잊히다가 또 어느 날 무심코 지나는 일상에 마치 오랜 날을
기다린 것처럼 그 모습이 들어오면 우리는 가벼운
눈인사로부터 만남을 시작할 것이다.

적어도 우리는 그 동안 어디에 숨어 누구를 기다리고 있었느냐는
바보스런 질문은 하지 않을 것이다. 목덜미 근처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바랜 세월의 무게를 굳이 비교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닮았던 눈도 볼품없이 충혈 되고
생기가 처연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쳐다보며 무엇이 서로를
그렇게 낡게 만들고 있는지를 알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며,
너무 늦었노라고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가 택하였건 택하지 않았건 지금 우리 몫으로 주어진 것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또한 어느 일정한 간격 안으로 좁혀지는 것은
서로 경계를 해야 하는 한계의 존재를 부정하지도 않으며 게다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소설 같은 모험심도 없는 그저 평범한
일상 속의 만남이라도 될 것이다.

그와 함께 진하지 않은 커피 향처럼 짚덤불을 태우는 유년의
냄새를 풍기며 그러면서도 돌아서면 조금씩 아쉬움의 앙금을
남기는 만남을 봄날의 송송한 아침처럼 시작하고 싶다.

우리는 무슨 화려하고 묵직한 약속이나 값진 선물로 서로의
환심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상대가 자기보다 얼마나
덜 그리워했는지 계산하지도 않을 것이다. 자신에게는 물론
누구에게도 용서받을 수 있을 만큼한 것을 선물할 것이다.
그것은 보석보다도 빛나는 무게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만나서 얼굴의 변화를 확인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이름을 떠올린 다든지 아니, 서로를 생각할 때마다
잊었던 것들이 하나하나 떠오르기를 바랄 것이다.



은하수의 별과 냇가와 어린 날의 기억과 그리고 이제는
들을 수 없는 그리운 소리들이 상대의 품에서 솔솔
새어나오기를 소망할 것이다. 마음을 괴롭히는 것들을
피해서 서로의 그림자 속에 숨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다가
환한 햇빛에 얼굴을 가리는 경험도 하고 싶어 할 것이다.

욕심을 가졌다가 허물기도 하고 잊으려 애를 써보기도 하고
잊히려 애를 써보기도 하고 해답 없는 질문을 마구 던지며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되고자 할 것이다. 또한 서로에게
비슷한 점이 발견될 때마다 번민도 그만큼 자라나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큰 귀와 칭얼거리지 않는 평평한 자락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가만히 있어도 지루하거나 답답하지 않은
깊이 모를 우수를 지녀야 할 것이다. 아니,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늘 진실하고 잔잔한 미소로 위안을 주고 서로에게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 되는 따스한 느낌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우리는 갑자기 죽음이라든가, 운명이라든가 우정이라든가,
만남과 사랑 등 저 마음의 장롱깊이 집어넣고 쑥스러워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서로 앞에 꺼내놓고 처음에는 무척
겸연쩍어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서로가 그런 이야기를
외면하지 않고 마치 자신도 똑같이 끄집어내고 싶었던
것처럼 반가와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이제껏 서로 만날 때까지 자랑할 만한 그 무엇도
가지지 못하였고 비록 우리의 인생이 저물 때까지
그런 것하고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면 우리의 만남은
오히려 더 순수하게 지속되고 순결할 것이다.

그 대신, 깊이 있는 눈과 무언가 마구 담을 수 있는
가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눈에
보이는 것들을 추구할 동안 우리는 엄하게 자신과
싸우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다가올 그날과 함께 우리의 이야기를
마감할 때까지 수없이 다가올 울먹이는 아픔의 가장자리에서
비록 손님처럼 머물지라도 아무에게도 열어주지 않았던
창을 가만히 두드리는 느낌이 될 수 있다면 우리의 만남은
결코 비난을 받는다거나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닐 것이다.

그리움이 필요할 때 그 방에 초대되어 그저 말없이
턱을 괴고 마주 앉아 있어도 가슴이 편한 사이이면 좋겠다.
때론 길을 함께 걸으며 인생의 이야기를 건네주는 벗으로서
혹은 기다림과 고독을 배워주는 애인으로서 피곤할 때 등을
빌려주는 친구로서 서로에게 쓰였으면 좋을 것이다.

너무 사리에 바르고 너무 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은 오히려
불편할 것이다. 또 너무 많은 물질적인 재산을 가지고
거기에다 정신의 재산을 추가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불편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너무도 쉽게 피곤해 할 것이며
너무 멀리 있고, 바삐 멀어져 가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바람과 같은 소리이고
우리가 서로에게 줄 것도 같은 것이라면 그저 가난한 마음의
소유자라야만 될 것이다. 불과 얼마 남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모두 떠날 것이다. 그리곤 다시 여기에 오지 않을 것이다.

바람이 불든 비가 오든 안 오든 우리는 지금 그날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그리워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서로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 수 있는 그런 만남을 기다린다.
지치고 힘든 일상에서 마르지 않은 눈물을 가르쳐줄 그를 기다린다.
그저 생각만으로도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단 하나여도
족할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 또한 그의 소중한 부분이 되기를
바란다. 허전한 가슴의 채움을 받고 채워주기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견한 일이 될 것인가.

그리고 또 한 가지
서로에게 있어 맨 마지막까지 남아있기를
소망하는 것들 중에
서로의 이름이 들어있기를 바라는 만남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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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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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효부터 신영복까지 "아이들에게 주경복 선물하자"


시민사회단체·종교계 인사 1000인 '주경복 지지선언'



함세웅 신부에서 배우 권해효까지. 그리고 도종환 시인에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를 거쳐 박원순 희망제작소 이사까지
이들은 모두 주경복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지지하는 인사들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오전,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계 인사 1000인이 주경복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주 후보로서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다.
 
이들은 지지선언문을 통해 "이번 교육감 선거는 이명박정권의
교육정책을 시민의 손으로 거부하고 제대로 된 교육정책을
촉구하는 선거"라며 "주경복 후보야말로 산적한 교육 현안을
올바르게 해결할 유일한 교육감 후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7월 30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1등만
강요하는 우리 시대 불행한 자화상이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민행동이 승리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며
"브레이크 없이 후진 급발진하는 이명박정부 교육정책에
국민의 경종을 울리는 날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어몰입교육, 자율형사립고 100개 증설을 외치는
구호 속에 교육 격차는 더욱 커졌다"며 "도대체 얼마나 더
아이들을 화석화된 교육의 피해자로 만들어야 하는가, 우리는
이러한 이명박 정권의 교육정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이번 교육감 선거는 서울 교육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선거"라며 7월 30일 교육감 선거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지지선언 행사의 사회를 맡은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학생들은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며 괴로워 하고, 학부모는
사교육비 폭등에 괴로워 하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주경복
후보를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시민사회 단체 인사들의 적극적인 지지 선언으로
주경복 후보는 진보진영을 대표한다는 인식을 더욱 확산시킬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한껏 고무된 주경복 후보는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는 지금
역사적 부름을 받고 망해가는 교육현장을 되돌려 놓는 사명을
부여받았다"며 "이명박 정부의 무능 독선을 심판하고 서울시
교육의 새 길을 여는 대장정을 시작하자"고 외쳤다.
 
한편 이날 행사를 연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모든 참석자들과
기자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씩을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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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서울시 교육감 선거 첫 직선제 꼭 투표하세요~!!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직선제로 바뀌었습니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입니다.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도 더 중요한 선거입니다.


서울시의 교육정책은
곧 대한민국의 교육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감은 주요 교육정책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1년에 6조원 가까운 예산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교육문제는 대한민국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의 인생이
걸린 매우 중요한 투표입니다.
바른 교육을 받은 청소년이
언론을 바로 볼 수 있고 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되어
바른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만 19세 이상의 서울시민이라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여하여
소중한 한 표의 주권을 행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에 대한 시사인의 상세내용 기사보기:
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8


선거에 대한 사항은
http://su.election.go.kr/에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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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호 6번 주경복 후보를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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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단은 남대문 쪽으로 행진을 시작하며 "더 이상 대통령을
찾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진짜 소통해야 할 대상은 국민이다.
대통령은 국민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청와대는 촛불 행렬에게서조차 버림받은 셈이 됐다.
동시에 촛불 행렬은 강경진압의 빌미를 주지 않으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참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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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음모를 국민의 힘으로 막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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