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플레이오프 6차전이 열리는 목요일 오후까지
쉼 없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그칠 것인가 아니면, 경기가 하루 연기될
것인가 과연 어느 것이 내가 응원하는 팀에게 이득이 될 것인지 두 팀 팬들의
마음은 하루 종일 분주했습니다.
오전 내내 내리던 비는 다행히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그쳤고 6차전에서
끝내주길 바라는 베어스 팬과 7차전까지 가고 싶은 라이온즈 팬들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구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날씨가 안 좋아서 그런지
표를 구하는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어보였습니다.
주인을 기다리는 응원 방망이들
베어스를 이끌어가는 세 선수(고영민, 김현수, 이종욱) 얼굴모형을
떠서 만든 휴대폰 액세서리가 새로 나왔습니다..(개당 가격은 8천원)
브콜돼 박석민 선수의 모습이 젤 눈에 띄는군요..박석민 선수, 참 좋습니다..ㅎ
두 친구의 약속 - 오늘 우리가 끝내자~!!
이종욱 선수를 보면 참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대단하다는 생각만..
소녀시대(유리, 서현, 써니)의 애국가 제창
시구를 마치고 환하게 웃고있는 가수 장윤정 孃
삼성 유니폼을 입고 두산 응원방망이를 들고 계신 분이 있어서 어느 팀 팬인지
물어봤더니 역시 삼성팬..두산 응원하는 친구들과 같이 보려고 1루로 왔다는데
보기 좋았습니다..^^
순조롭게 시작된 경기는 2대 0으로 베어스가 앞선 가운데 세차게 내리치는
비로 인해 한 시간 가까이 지연됐는데 정규시즌이라면 일찌감치 우천취소가
될 시간이 넘었지만 중요한 일전을 비로 날려버릴 수는 없었던 것이지요.
퍼붓는 비를 바라보면서 집에서 편하게 보면 될 것은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야구의 묘미 중, 한 가지
(경기 외적인 것이지만) 억수같이 퍼붓던 비가 딱~!! 멈출 때의 그 짜릿함도
포함이 되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재개된 후,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던 이혜천 투수를 비롯 양 팀 투수들과
선수들에게 약간의 영향이 있을까 염려를 했었는데 그런 것은 없어보였습니다.
날씨 때문에 경기상황에 변수가 생긴다는 것이 좋을 까닭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누누이 돔구장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이렇게 날씨를 느껴가면서
경기를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의
돔구장 한 개쯤은 꼭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아니면 내야 그라운드 정도는
가릴 수 있는 방수포는 구비돼야하는 것이 야구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요..??
스펀지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 참 보기가 그랬거든요. 사진으로 보기에도 정말
없어 보이지 않습니까..??
이거 원~ 쯔쯔쯧~ 참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ㅠㅠ
2대 0으로 앞서가기 시작할 때는 비로 인해 취소가 되면 어쩔까 걱정이 됐는데,
4대 2 상황에서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을 때는 이러다가 역전 당하게 되면
어쩌나..라는 생각에 정말 아찔했습니다. 반면에, 상대팀인 라이온즈의 팬들은
한마음으로 역전을 기대하고 있었겠지만 말입니다.
마무리만 못 하고 다른 건 다 잘 하는 정재훈 투수가 어려운 고비를 넘기는 순간,
힘겨운 8부 능선은 넘어갔구나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거기에 플레이오프
시즌 내내 한몫을 해준 톱타자 이종욱 선수의 변함없는 활약이 역시 돋보였습니다.
삼성은 이혜천 투수에게 초반에 철저하게 당한 것이 가장 큰 패전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준혁 선수는 정녕 이혜천 투수를 공략할 수 없는 것인가..??
그 둘의 천적관계는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를 뚫는 147km의 탄지신공 이혜천, 그에게는 더 이상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그 어느 해 보다도 팬들에게 큰 재미를 안겨줬던 이번 플레이오프는 베어스가
4승 2패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두산베어스, 과연 작년의 그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 것인가..퍼붓는 비도 막을 수
없었던 두산베어스의 예고된 승리, 인천 앞바다의 짠바람도 두렵지 않습니다.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끝까지 좋은 경기를 보여준 삼성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 멋진 파트너였어요..^^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두산베어스 관중석
KBS 스포츠뉴스는 경기가 끝나기 전부터 바쁩니다.
난 열심히 달렸을 뿐이고 엄마가 보고싶었을 뿐이고..
정말 답이 없다는 표정을 짓고있는 양준혁 선수, 경기가 잘 안 풀리는가 봅니다.
현장직찍에서 어느 한 팀 사진만 치우치지 않도록 (daum 운영자가 원하는
방향이 그런지라..) 3루 삼성관중석에 갔다가 큰 봉변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1루에서 멀쩡하게 응원하는 삼성팬도 있는데 유니폼을 벗기려고 하질 않나
몸을 밀치지를 않나..거의 폭력에나 다름없는 행동을 하시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분 하나 말리는 분이 없었다는 사실, 기분이 정말
씁쓸했습니다. 저는 유니폼을 입고 모든 구단 관중석을 다 다녀봤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답니다. 제가 유니폼을 입고 3루에 간 것이 정녕 잘못된
행동이었을까요..?? 하물며 대구에서도 이러지 않았습니다. 정말 슬펐습니다.
프로야구 관람사상 처음 당해본 일입니다..ㅠㅠ
이종욱 선수의 활약은 한국시리즈까지 쭉~!! 계속 됩니다.
카메라맨의 복장이 참 특이합니다.
뮤지컬을 하시는 남경주 씨가 오셨구요 손창민 씨는 오늘도 출첵..^^
임창용 투수도 왔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못 찾겠다 꾀꼬리~
올해는 우승반지 꼭 한 번 껴보자구요~!!
6차전 MVP로 뽑힌 이혜천 투수와 플레이오프 MVP로 뽑힌 이종욱 선수
삼성 팬들 몇 분, 마지막까지 열심히 깃발을 흔드시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