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에 야구장에 도착한 지인들에게 " 사람이 정말 많아요 "
" 한국시리즈 하는 것 같습니다 " 라는 문자 메시지가 속속 날아왔습니다.
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가을잔치를 기다렸을까 생각하니 야구장에
가기도 전부터 가슴이 막 뭉클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05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에게 4연패 당했던 것을 기필코
설욕하리라 생각하면서 도착한 야구장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곳곳에서 활개치고 있는 암표상들의 얼굴에서 활짝 웃음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니 제법 벌이가 짭짤한가 봅니다.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는 김선우 VS 배영수, 누가 더 잘 한다고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각팀의 에이스인지라 오늘 경기의 관건은 누가
먼저 실점하는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실점은 의외로 삼성전에
강한 김선우 투수에게서 먼저 나왔고 결국 2이닝을 던지고 강판되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저로서는 정말 암울한 상황이었습니다.
김선우 투수의 뒤를 이어 등판한 이혜천 투수는 비록 4실점을 하긴 했으나
제가 보기에는 겨우 넉 점 밖에 내주지 않았던 것이 그래도 두산 베어스가
힘을 내어 따라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석 점만 내줬더라면 좋았을 텐데 했었습니다만..
두산 베어스의 경우 정규시즌에서는 늘 한 박자 늦게 투수교체를 해서
패했던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번 1차전에서는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가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봅니다. 거기에 김경문 감독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오재원 선수를 키 플레이어로 삼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어쩌면 그렇게도
잘 맞아떨어졌는지 경기를 보는 내내 '작두타신 감독님'이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답니다.
반면에 삼성라이온즈는 믿었던 국민 유격수 박진만 선수의 실책으로 인해
추격의 의지를 잠재우고 말았습니다. 그 누가 박진만 선수에게서 그런
수비실수가 나올 줄 알았을까요. 그 실책 하나로 삼성이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합니다.
두산 베어스가 멋지게 1승을 챙기긴 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중심타선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점입니다. 2차전에서는 기필코 만회해 주길 바라면서,
멋지게 경기하는 양 팀 선수들과 멋진 응원전을 벌인 양 팀 팬들의 모습,
정말 좋았습니다. 이런 모습이 쭉 가게 되길 바라면서 2차전을 기다립니다.
야구장 곳곳에 걸려져 있는 선수들의 현수막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손에 부상을 당한 민병헌 선수, 동료들을 격려하러 야구장에 왔네요.
현수 군, "나 지금 떨리니.??"
잠실구장에도 부산 사직구장처럼 쓰레기 봉투가 등장했습니다.
결의를 다지고 있는 두산베어스 선수들
역시 이분들도 결의를 다지고 있는 중..^^
애국가는 가수 바다 양이 부르고 시타는 가수 김장훈 씨가 했습니다.
사자 두 마리가 버티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응원단상
클리닝 타임 때 응원단석에서 공연을 펼친 가수 바다, 정말 멋졌습니다.
외야를 한바퀴 돌아봤는데 정말 볼거리가 많더군요..^^
외야를 돌아보고 나오는데 눈에 띄던 두 분..박정태와 강민호..ㅎㅎ
두분께 양팀 중 어디를 응원하는지 물어봤더니 두산베어스를 응원한답니다.
이 쓰레기 봉투의 효험을 톡톡히 봤네요.
이 봉투를 뒤집어 쓰자마자 점수가 막 나더군요.
승리의 쐐기타점이 된 이종욱 선수의 안타로 채상병 선수가 들어왔습니다.
플레이오프 1차전 MVP로 뽑힌 오재원 선수, 방송인터뷰에서 후배다운
경기를 하겠다고 하더니 정말 후배다운 경기를 하더군요. 선배가 안타를
치면 같이 치고 선배가 달리면 같이 달리고..정말 좋은 후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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