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약한 내 심장을 우투, 좌투로 강타하고
홈런으로 가는 목을 졸라댄다
두 팔에 드문드문 검은 점들이 비웃음처럼 솟아날 때까지
살을 태우며 훅훅 더운 김이 올라오는 시멘트 바닥 위의
비둘기 똥이 묻은 의자에 앉아 묵묵히 기다린다
반달곰팀은 더블 플레이와 삼진, 도루 아웃
한 개의 안타도 제대로 쳐내지 못한다
이젠 기다릴 차례다. 다른 대안은 없다
포수의 사인을 정자세로 받을 줄 아는 나의 구원투수
주자 만루 후 어떠한 강타자가 나와도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에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는,
그가 없이는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랭스턴 휴즈의 <피곤한 블루스>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온다 '이 넓은 묘지에 아무도 없어/나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어/....../조금도 행복하지
않네'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면서 나는 오늘도 기다린다
역전의 오르가슴을
- 고현정 (배우 고현정 씨 아님요) -
2012년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이제 11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개막경기가 시작되는 4월 7일까지는 고작 32일이 남았을 뿐이구요.
메이저에서 뛰던 선수들이 고국으로 돌아오고 감독과 코치진들도
대거 새로운 팀의 지도자로 자리바꿈을 했고 거기에 제 9 구단까지
창설되어..수많은 야구팬들이 그 어느 해보다 더 손꼽으며 기다리던
이번 시즌이었습니다.
그런데..그런데..ㅠㅠ
다들 알다시피 승부조작으로 인해 두 명의 선수가 검찰조사를 받아
각각 구속과 불구속이 됐고 영구제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ㅠㅠ
거기에 4~5명의 선수가 추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어 내사중이라는
기사가 올라왔고 팬들 사이에서는 알게 모르게 공공연히 선수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른 선수들을 옹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또한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詩에서 말하는 구원투수는 오비베어스 진필중 투수일 것입니다만)
이 詩를 올리는 이유는 현재 위기에 빠져있는 울 한국프로야구를
구원해 줄 수 있는 백마 탄 투수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올려본다..??
뭐 그렇게 아주 단순하면서도 간절한 바람을 담은 것입니다..ㅠㅠ
부디 어린이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야구팬들의 가슴에 꿈과 희망은
주지 못 하더라도 멍자국을 남겨주는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랍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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